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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수입 넉달만에 4만t 육박...대규모 수입 우려 심화

윤지호 기자 | 기사입력 2023/05/25 [21:01]

양파 수입 넉달만에 4만t 육박...대규모 수입 우려 심화

윤지호 기자 | 입력 : 2023/05/25 [21:01]



올 1∼4월 신선양파 수입량이 지난해에 견줘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저율관세할당(TRQ) 수입과 더불어 수입 양파값 강세로 인해 일반 관세를 내고 들여온 민간 수입량까지 크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중만생종 양파 작황이 악화해 올해 신선양파 수입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7년에 버금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4월 신선양파 수입량(깐양파 포함)은 3만7143t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3554t)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신선양파 수입량이 이처럼 폭증한 데는 정부가 추진한 TRQ 수입 정책이 큰 영향을 끼쳤다. 정부는 지난해 양파 TRQ 수입 계획 중 잔여물량 2만t의 수입 기한을 올 2월까지 연장했고, 그 결과 저율관세(10%)를 적용한 수입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무리한 조생양파 조기출하 정책으로 품위가 저하된 국산 양파가 출하되는 사이 중국산 양파가 일반 관세(135%)를 물고 1만t 이상 수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월말부터 제주산 조생양파를 대상으로 출하장려금 사업을 진행해 출하 시기를 지난해보다 보름가량 앞당긴 바 있다.

 

이로 인해 숙기가 차지 않은 조생양파가 출하되는 등 국산 양파의 품위 저하 현상으로 중국산의 시장가격이 국산보다 높게 형성돼 민간 수입량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4월 중순까지 서울 가락시장에서 수입 양파는 1㎏당 2000원대에 거래되는 등 원가보다 가격이 많이 높았다.

 

다만 4월까지 활발했던 중국산 양파의 민간 수입은 이달 들어 둔화된 상황이다. 중국산 양파를 전문적으로 수입하는 한 업체 대표는 “4월까지 수입됐던 중국산은 윈난성이 산지로, 원가는 1㎏당 1300원 수준”이라며 “4월까지는 수입 양파 거래가격이 원가보다 높았지만 최근에는 국산과 비슷한 1000원대로 주저앉아 더이상 수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입 양파의 공세가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산지에선 올해 양파 수입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최근 법 개정을 통해 TRQ 물량을 2만t 증량해 언제든지 저율관세를 적용한 물량을 들여올 수 있는 데다 국내산 중만생종 양파 작황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선희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정부가 생산자단체의 대규모 항의 집회 이후 양파 TRQ 수입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중만생종 양파 생산량이 줄어든다면 수입하겠다는 단서를 달아놓은 상태라 언제 수입을 재개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9일 발표한 생육 실측 조사(10∼17일)에 따르면 양파 작황은 4월 하순 나타난 저온현상과 5월 상순 발생한 집중호우로 지난 조사(4월27일∼5월9일) 대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호영 농경연 양념채소관측팀장은 “전남 무안·함평 등에서 잎마름병·노균병 등이 발생해 작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다만 나머지 지역은 작황이 지난해보다 나은 것으로 파악되고, 중만생종 양파는 전국권에서 출하되기 때문에 생산량 감소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도매시장에선 중만생종 작황이 지속적으로 악화할 경우 올해 양파 수입량이 2015년·2017년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015년과 2017년에는 국산 양파 생산량 부족으로 정부가 TRQ를 도입, 신선양파가 각각 14만6285t·14만8406t 수입됐다.

 

김영권 한국청과 경매부장은 “병충해가 전남권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경우 생산량이 지난해보다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2017년처럼 유례없는 규모로 수입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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