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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복 작가 에세이 14] 청춘덕담(靑春德談)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3/01/17 [13:47]

[홍진복 작가 에세이 14] 청춘덕담(靑春德談)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3/01/17 [13:47]



청춘덕담
(靑春德談)

 

 

계묘년(癸卯年) 正初를 맞아 청년들과 德談을 나누고자 한다.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다.

 

10-20대는 꿈과 희망이 많은 봄이라면 30-40대는 혈기가 왕성하고 활동량이 많은 여름이다. 50-60대는 인생의 결실을 맺는 가을이라면 70대 이후는 인생을 마무리하는 겨울이다.

 

청춘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돌을 씹어 먹어도 소화가 된다는 시기다. 백마를 타고 천하를 호령하는 왕자처럼 모든 게 신기하고 모든 게 내 것이고 내 맘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와 패기와 생기가 있는 나이다.

 

계묘년인 만큼 토끼의 특징과 청년이 가야 할 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로 한다.

 

 



토끼의 특징

 

2023년은 계묘년 검은 토끼해이다.

 

토끼는 다른 동물을 잡아먹거나 헤치거나 심지어는 토끼끼리 싸우지도 않는다. 사자나 호랑이처럼 힘이 센 동물은 귀가 클 필요가 없지만 토끼는 작고 힘이 약한데다가 새들처럼 날지도 못하고 위험한상황이 오면 빨리 도망을 쳐야 하기 때문에 귀가 크다. 귀가 커야 정보를 빨리 알고 그래야 살아가는데 유리하다.

 

토끼는 작은 소리에도 깜짝 잘 놀란다. 그래서 항상 긴장과 불안하기 때문에 빨리 대처해야함으로 미주신경이 발달된 동물이다. 迷走神經은 말 그대로 미친 듯이 달리는 신경이 빠르다. 토끼는 교감신경이 취약해서 불안할 때 미주신경이 빨리 안정을 취하게 해준다. 요즘 사람들 중에는 분노조절장애보다 분노폭발장애가 더 위험하다. 평소에 참았다가 한 번에 폭발하는 것인데 미국의 총격사건이나 명절 때 집안 식구들이 모였을 때 폭발하는 형태를 말한다. 복잡한 현대인에게는 정서적 안정이 필요하다. 연말연시가 되면 자주 듣는 말이 송구영신(送舊迎新)이다.

 

과거에 하늘에서 준 팔자를 차에 실어 보내고 새 것을 맞이한다는 말인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글자는 迎자다. 迎자에 토끼 卯자가 들어 있다. 토끼로 새것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歡迎이나 迎接할때 迎자를 쓴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 조상은 善한 토끼를 좋아하고 미주신경이 발달된 토끼로 새 것을 빨리 맞는다 해서 迎新할 때 토끼를 사용했다는 뜻이다. 토끼는 남에게 기대지 않고 독자적으로 꿈을 키우는 동물이다.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이런 토끼를 기다린다.

 

토끼는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길어서 산 위로 잘 올라갈 수는 있어도 내려올 때는 굴러 넘어지기도 하고 잘 내려오지 못한다. 어린 시절에 동네 어른들을 따라 토끼를 잡으러 간일이 있다. 토끼의 이런 성질을 이용해서 잡아야하기 때문에 토끼를 산위에서 내려 모는 사람과 아래에서 토끼를 기다렸다가 잡는 사람으로 두 패로 나눈다. 재수 좋은날은 2-3마리는 잡아서 동네사람들이 나눠먹는 잔치가 벌어지기도 한다.

 

밤중에 검은 토끼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내려오면 밟혀 죽을 수도 있다. 계묘년에는 모든 것이 내려가는 해다. 경제가 나쁠수록 사람들이 의욕이 저하되고 사기가 떨어질 때 함께 내려가면 같이 죽는다. 사자(불경기)를 만나면 토끼는 위로 올라가야 산다. 올라가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목표를 높게 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0년대 보릿고개에 굶주리던 우리나라를 토끼의 장점을 살려 경제 강국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자원과 기술(앞다리)은 부족하고 노동력(뒷다리)이 풍부한 것을 이용해 독일에 간호사와 광부를 보내 외화를 벌어들여 경제를 급성장시켰다.

 

청년이 가야 할 길

 

내가 젊은 시절 가장 좋아하고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는 말은 아래 두 가지이다.

 

Boys, be ambitious! 

靑年들이여, 野望을 가져라.

 

이 말은 내가 중학교1학년 때 영어선생님께 배운 말이다.

 

호연지기(浩然之氣) 

넓은 자연에서 거침없는 용기를 배워라.

 

이 말은 맹자가 하신 말인데 내가 초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어린이들에게 가르쳐준 정신이다. 이제 와서 보면 너무 추상적인 말이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아이들은 자연에서 멀어져 있다. 땅도 밟지 않고 밤하늘도 보지 않는다. 어쨌든 자연과 함께 지내면서 넓은 마음과 거침없는 용기를 가르쳐 준 것이다. 지금 청년들에게 이 말을 해준다면 이렇게 해주고 싶다.

 

야망을 꿈꾸되 찬란한 태양을 한 번에 찾지 마라. 커다란 꿈을 여러 단계로 나누어 한 발짝 한 발짝씩 올라가라고 말하고 싶다.

 

요즘 청년을 대표한다는 정치인들 보면 그렇지 않은 청년도 있으나 어떤 청년이 말하는걸 보면 오히려 기존의 정치인을 넘어서는 태도를 볼 때 실망이 크고 안타까울 때가 많다.

 

명심보감에 

見善如渴 

聞惡如聾

 

선을 보면 목마를 때 물 본 것처럼 곧장 행하고, 악을 들으면 귀머거리처럼 못들은 척하라고 하였고

 

공자님은 

見善如不及 

見不善如探湯

 

善을 보면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善이 아닌 것을 보면 끓는 물에 손을 넣은 것처럼 빨리 떼라고 하셨다.

 

성경에는 네 손이 善을 베풀 힘이 있거든 베풀 자에게 아끼지 마라.(잠언3장27절)는 말이 나온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일수록 청년들은 어느 게 善인지, 어느 게 惡인지를 잘 구별하고 행동했으면 한다.

 

少年易老 學難成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가 어려우니

 

一寸光陰不可輕

 

일분일초라도 아껴 써라. 위의 말은 송나라 朱者가 한 말이다. 젊어서 허송세월하지 말라는 말이다. 권력은 10년을 못가고 학벌은 50년이면 끝나고 외모는 80년이면 끝난다. 아무리 예쁜 아가씨라도 늙으면 별 볼 일이 없다는 뜻이다. 시간이 지나가고 세월이 빠른데 빵 하나 더 먹겠다고 눈이 멀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제철음식을 제때에 먹고 제대로 먹고 제자리에서 먹고 제 것만 먹도록 가르쳐야하는데 이것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남의 돈에 눈을 돌리려고 한다.

 

물고기는 미끼의 밥을 먹으면 죽는다. 공직자는 뇌물을 먹으면 죽는다. 일반국민들은 공짜를 먹으면 죽는다. 공짜를 좋아하면 안 된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불교에 九思道가 있는데 그중에 得思義가 있다. 누가 무엇을 주면 정당한 것인지 알아보고 받으라는 것이다. 옳지 못한 것은 받지 말라는 말이다. 요즘 터져 나오는 비리가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다.

 

청년 여러분,

 

자식과 돈과 물질에 필요 이상으로 빠져서는 안 된다. 부처님은 色卽空이라 했다. 이 우주의 모든 물질은 成住壞空하므로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했다. 살아가는데 돈과 물질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겠지만 지나친 욕심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진정한 재산은 물질이 아니라 가치에 있음을 알아야한다. 가치란 神이요. 하늘이요. 眞理를 말한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100세에 늦게 얻은 아들, 이삭을 죽이라고 한 것은 순종을 시험한 게 아니다. 하나님은 나(神), 하늘 즉 진리보다 더 아까워하면 물질은 물론 인간까지도 빼앗아 간다는 것을 가르쳐주려는 것이다. 神에게는 일주일에 한번 예배를 보면서 자식은 아침저녁으로 예뻐(예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 이외의 神을 믿지 마라 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온통 돈과 쾌락에 빠져 있다.

 

청년들이여!

 

돈과 물질(우상)에 얽매이지 않기를 바란다. 행복은 만족수준/기대수준이다. 기대수준을 낮추면 행복해진다. 그러니까 똑똑한 사람은 기대수준이 높은 만큼 행복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후진국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높다.

 

또 진리란 하늘(神),객관/사람(주관) 이다. 사람이 하늘을 넘어서면 안 된다는 것이다. 너무 주관을 내세우면 안 되고 객관과 일치할 때 眞理란다.

 

청년 여러분!

 

미래는 다음 4C가 필요하다. 

Communication(소통) Cooperation(협력) Creativity(창의성) CritikL thinking(사고력)

 

청년들은 미래희망으로 소통하고 협력할 줄 알고 창의와 사고력을 갖추는데 힘써야 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예술적 사고에 빠진듯한데 수학적사고, 과학적사고, 의심적사고, 집중적사고, 나눔적사고가 필요하다.

 

우리가 잘 아는 스티브 잡스는 창의성을 실천한 사람이다.

 

다이아몬드 4C도 배웠으면 한다. 

Clarity (투명도) 청순미 Color (색상) 개성미 Carrot(중량) 지성미 Cutting(외모) 세련미

 

깨끗하고 나만의 장점을 살리고 지식을 쌓고 잘 다듬어진 세련미를 갖추어야 한다.

 

새해를 맞이하여 청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기존 어른들의 물질과 쾌락에 빠져 부패하고 냄새나는 잘못된 어두운 길을 따라 가서는 안 된다. 최근 상영되고 있는 '영웅'에서 안중근 어머니가 안중근에게 하신 말씀이다. ‘일본 재판정에 가거든 비굴하게 살려달라고 하지마라.’ 참으로 훌륭하신 어머니다. 청년들이 가슴에 새길 말이다.

 

올해는 토끼처럼 목표를 높게 잡고 깨끗하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비겁하지 않고 용기 있는 청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홍 진 복 

(전)서울신사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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