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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밭들 詩人 안원찬] 간이의자

용석준 기자 | 기사입력 2022/10/01 [20:21]

[긴밭들 詩人 안원찬] 간이의자

용석준 기자 | 입력 : 2022/10/01 [20:21]

 

 



간이의자  

 

 

한국전력기술 후문 먹자빌딩 입구 

색 바랜 플라스틱 의자 하나 있다 

도대체 몇 번이나 가출했기에 

쇠사슬에 묶이고 자물쇠에 물렸을까 

빌딩을 빠져나온 취객들이 

심심풀이 삼아 발로 걷어차고 지나가도 

표정 한번 바꿀 줄 모르는 사내 

권태에 찌든 얼굴로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가도 

엉덩이만 올려놓으면 

반가운 듯 삐걱거리는 사내

밤이 깊어도 그에게는 안식의 자유가 없다 

언젠가는 달아날 날 있겠지 하면서도

 태연함을 가장한 채 무뚝뚝하게 서서 

꼼짝달싹하지 않는 다 늙은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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