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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샘의 홍천문화 탐방 37. 수타사(壽陀寺) - 원통보전(圓通寶殿) 심우도(尋牛圖) 벽화 이야기

김동성 기자 | 기사입력 2022/09/29 [14:10]

김샘의 홍천문화 탐방 37. 수타사(壽陀寺) - 원통보전(圓通寶殿) 심우도(尋牛圖) 벽화 이야기

김동성 기자 | 입력 : 2022/09/29 [14:10]

 

 

 

원통보전에는 '심우도(尋牛圖)'란 벽화가 그려져 있다. 선(禪)의 수행 단계를 소와 동자에 비유하여 도해한 그림으로서, 자기의 참마음을 찾고 깨달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단계로 나누어 그렸다.

 

1단계 심우도(尋牛圖) : 망망한 수풀을 헤치고 소의 자취를 찾노니, 강물은 넓고 산은 험하여 길은 더욱 깊기만 하다. 힘이 다하고 기력이 떨어져 지쳐도 찾을 길이 없는데 다만 숲속 나뭇가지엔 매미 우는 소리만 들리네.

 

 

[2단계 견적(見跡) , 3단계 견우(見牛)]

 

2단계 견적(見跡) : '소의 발자국을 발견한 것'을 묘사한 것으로서, 참마음과 자기를 찾으려는 일념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보면 본성의 자취를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는 것을 소의 발자국을 발견하는 것으로 상징해서 표현한 그림이다.

 

3단계 견우(見牛) : 동자가 멀리 있는 소를 발견한 것을 묘사한 그림이다. 이는 오랜 노력과 공부 끝에 자기를 찾고 본성을 깨달음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음을 상징하고 있다.

 

 

[4단계 득우(得牛)]

 

4단계 득우(得牛) : 동자가 소를 붙잡아서 막 고삐를 낀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 경지를 선종(禪宗)에서는 견성(見性)이라고 하는데, 마치 땅 속에서 아직 제련(製鍊)되지 않는 금광석을 막 찾아낸 것과 상태라고 한다. 이때의 소의 모습은 검은색으로 표현하는데, 아직 탐진치 삼독(貪瞋痴 三毒 : ‘탐’이란 탐욕, ‘진’이란 성냄, ‘치’란 사리를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뜻한다. 부처는 탐진치가 삶과 죽음을 포함해 인간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보편적 고통’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오죽했으면 불가에서는 탐진치를 ‘삼독(三毒)’이라고 부를까.)에 물들어 있는 거친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에서 검게 표현한다. 아직 삼독에 물들어서 거칠고 일순간의 탐욕을 다스릴 길이 없다. 더욱 정진하고 공부에 힘써야 하는 상태이다.

 

[5단계 목우(牧牛)]

 

5단계 목우(牧牛) : 거친 소를 길들이는 모습을 묘사한다. 이 때의 소의 모습은 검은 색에서 흰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삼독의 때를 지우는 단계로서, 자신을 다스리고 자기 마음을 유순하게 길들이는 단계다. 선(禪)에서는 이 목우의 단계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그래서 보조국사 지눌스님은 자신의 호를 목우자(牧牛子)라 하였다. 깨달음이란 외부의 경(境)에 의해서 오직 자신의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므로 소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잡아서 늦추지 말고 머뭇거리는 생각이 싹트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음이 곧 부처이나 아직 이 마음은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6단계 기우귀가(騎牛歸家)]

 

6단계 기우귀가(騎牛歸家) : 동자가 구멍 없는 피리를 불며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때의 소는 완전히 흰색으로서 동자와 일체가 되어서 피안의 세계로 나아가게 된다. 이때 구멍 없는 피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가히 육안으로 살필 수 없는 본성의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상징하고 있다. 이제 내가 내 마음을 타고 본래의 세계로 되돌아간다.

 

 

[7단계 망우존인(忘牛存人)]

 

7단계 망우존인(忘牛存人) : 집에 돌아와서는 그동안 애쓰며 찾던 소는 잊어버리고 자기만 남아 있다는 내용이다. 본래의 자기 마음을 찾아 이제 나와 하나가 되었으니 굳이 본성에 집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8단계 인우구망(人牛具忘)]

 

8단계 인우구망(人牛具忘) : 소를 잊은 다음 자기 자신도 잊어버리는 상태를 묘사한 것으로서 텅 빈 원상(圓象)만을 그리게 된다. 객관적인 소를 잊었으면 이번에는 주관적인 자신 또한 성립되지 않는다는 원리를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이제 본성에도 집착하지 않고 나를 모두 비웠으니 자타가 다르지 않고 내외가 다르지 않다. 전부가 오직 공(空)이다.

 

 

[9단계 반본환원(返本還源)]

 

9단계 반본환원(返本還源) : 이제 주객이 텅 빈 원상 속에 자신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비침을 묘사한다. '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라.' 만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참된 지혜를 상징한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모두 하나같이 사랑한다.

 

 

[10단계 입전수수(入廛垂手)]

 

10단계 입전수수(入廛垂手) : 지팡이에 큰 포대를 메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때 큰 포대는 중생들에게 베풀어 줄 복과 덕을 담은 포대로서, 불교의 궁극적인 뜻이 중생의 제도에 있음을 상징한 것이다. 표주박 차고 거리에 나가 지팡이를 짚고 집집마다 다니며 스스로 부처가 되게 하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불국(佛國)을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 홍천문화재 탐방은 필자가 2021년 홍천문화원에서 운영하는 마을관광해설사 과정을 공부하면서 역사적 사실, 강의에서 논의되었던 내용, 현장답사를 하면서 남겼던 기록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혹시 왜곡되었거나 잘 못 알고 기록되어 있는 것들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수정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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