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 급등하는 '킹달러' 현상에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가 원화 코스피 지수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이후 달러 환산 코스피 하락률은 주요국 20개 지수와 비교해 가장 높다.

 
25일 대신증권[003540]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초부터 이달 22일까지 G20 국가 주요 지수의 달러 표시 환산 지수를 비교한 결과 코스피는 33.58% 떨어져 20개 주요 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외국인 눈에 비친 코스피는 주요국 지수 중 낙폭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외국인은 9월 들어 유가증권 시장에서만 2조원 넘게 매도했다.

 
한국 코스피 다음으로는 독일 DAX30(-31.79%), 이탈리아 FTSE MIB(-31.45%), EU 유로스톡스50(-31.01%) 등이 크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은 21.65%, 일본 니케이225는 24.38%,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2.94% 떨어졌다. 아르헨티나(23.9%), 터키(21.1%), 브라질(20.5%), 인도네시아(2.9%), 사우디아라비아(1.0%)는 오히려 상승했다.

글로벌 달러 강세로 주요국 통화가치가 대부분 떨어지면서 주요 지수의 달러표시 환산 지수는 자국 통화 대비 더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원화 기준 코스피 하락률은 21.96%로, 독일(-21.78%), 이탈리아(-21.39%), EU(-20.88%)와 비슷하지만, 달러로 환산하면 코스피 하락률이 더 떨어진다. 

 
코스피는 자국 통화 기준 지수와 달러 환산 지수 간 등락률 차이가 주요국 지수 중 5번째로 컸다.

경제위기로 통화가치가 폭락한 아르헨티나(50.7%포인트)·터키(50.0%포인트)나 통화완화 정책을 고수하는 일본(17.1%포인트), 역대 최악의 물가 상승세에 시달리는 영국(16.0%포인트)만이 지수를 달러로 환산했을 때 한국(11.6%포인트)보다 저평가 정도가 컸다. 

 
문남중 대신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글로벌 시장이 미국의 통화 긴축에 따른 강달러 환경에 노출된 가운데, 한국은 경제 성장 흐름이 약화하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무역수지 적자 흐름으로 축소되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가중됐다"고 설명했다. 

 
문 팀장은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수출 둔화 폭이 점차 확대되면서 성장 흐름이 더욱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강달러 압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통화 긴축기가 끝날 때까지 통화 약세와 자금 유출 압력에 노출된 신흥국 투자는 자제하고 달러나 금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봤다.

문 팀장은 "위험 자산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는 달러화 표시 자산에 해당하는 미국 투자를 권유한다"며 "내년 1분기 이전까지 경기 방어 섹터인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통신과 가치·대형·배당주에 적립식 투자를 병행한다면 내년 2분기 이후부터 시장 벤치마크를 상회하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